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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무일푼으로 상경한 소년이 50년 뒤 ‘월 매출 7천만 원’ 사장님 된 사연

2021.10.06


"이 세상에 저보다 열심히 살아온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장담해요."


올해로 예순일곱을 맞은 홍콩반점0410 염창역점 김영철 점주는 자영업 종사 50년 차 베테랑이다. 그는 17살 어린 나이에 돈을 벌겠다는 목표 하나만으로 전라북도 정읍에서 서울로 옮겨온 뒤, 30살이 되던 해 더 큰 꿈을 가지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던 때를 회고하며 그렇게 덧붙였다. 자신보다 열심히 산 이는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하루하루 그저 열심히만 살았어요. 어려운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남자애가 꿈이 뭐 있었겠어요. 돈 많이 벌어서, 내 자식들은 고생 안 시키면서 키우고 싶을 뿐이었죠.”

 

칠순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지만, 13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해도 피로함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김영철 점주. 잠 자는 시간조차 아까워 홀 바닥에서 잠을 청할 때도 빈번했다는 그의 왜소한 육신 곳곳에는 삶의 근육들이 옹골차게 박혀있었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한 자리에서 속속들이 듣기는 어불성설이나, ‘끝없이 도전하는 삶’의 길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김영철 점주만의 답안을 들어볼 수 있었다.


홍콩반점0410 염창역점 외관 


◇ 막연한 꿈을 품고 서울로, 그리고 뉴욕 맨해튼으로

 

Q. 1971년 상경 당시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지금과는 시대가 다르다고 해도, 어린 나이에 큰 결정을 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A. 고향에서는 뭘 먹고 살아야 할지 막막해서 서울로 오게 됐어요. 돈을 벌어야 하니까 직업소개소에 갔었죠. 갔더니 일반 식당에 취직을 시켜줬는데, 그때부터 요식업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런데 어린 나이라 해도 월급이 터무니없이 적다는 건 알았죠. 22살이 되던 해 처음으로 양재동에 분식집을 차렸어요. 다행히 그때는 조금만 맛있어도 장사가 잘 되던 때여서 돈을 조금 벌었어요.


홍콩반점0410 염창역점 김영철 점주(67) 


Q. 서른 살에 미국으로 가셨다고 들었는데, 이민으로 가셨나요?

 

A. 네. 이민으로 갔어요. 뉴욕 맨해튼으로 갔죠. 맨 처음 들어간 곳은 플러싱이라는, 한인 교포가 많은 동네의 슈퍼마켓이었어요. 워낙에 칼질도 잘하고 일을 잘하니, 여기저기서 ‘슈퍼에 있지 말고 큰 식당 주방으로 가면 월급을 배로 받을 수 있을텐데’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한식당에 직원으로 들어갔어요. 한 5년 일하니까, 그때 당시 사장님이 동업을 제의하더군요. 사실, 그동안 번 돈으로 개인 식당을 창업하려던 참이었거든요. 그걸 아시고, 저를 놓치기 싫으니까.(웃음) 그때가 서른다섯이었네요. 그렇게 한식당을 추가로 창업했는데, 엄청 잘 돼서 또 하나를 더 냈어요.



정신 차리고 보니 42살이었죠. 그때 서초동에 식당을 내면 돈을 많이 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으로 들어왔어요. 그때도, 그 사장님이 저를 붙잡았어요. ‘미스터 영, 우리는 한배를 탄 사이니 사는 곳이 달라져도 계속 동업자로 남자’고 하셨죠. 그래서 그 분의 투자금과, 제가 모은 돈을 합쳐 3억의 자본금으로 서초동에 한식집을 차렸어요.

 

Q. 오래 전부터 자영업에 능하셨으니, 한식집도 성업하셨을 것 같은데요.

 

A. 장사는 잘 됐어요. 그런데 문제는, 창업 자금을 보태주었던 사장님한테 일이 생겼다는 거였죠. 아시다시피 미국은 탈세에 엄벌을 내리는데, 거기에 그분이 걸려서 이전 10년 동안 벌어들인 돈을 거의 벌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까지 갔어요. 결국에는 한식집을 처분하고, 그분한테 투자금을 돌려드려야 했죠. 그때 막막했던 심정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래도 가만히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어요. 뭐라도 해야 했죠. 남은 자금으로 서울대 입구에 8평짜리 점포를 얻어 분식집을 차렸는데, 다행히 장사가 잘 됐어요. 저는 그래요. 그게 제 운인가 봐요. 음식점을 해서 잘 안 된 적은 없어요.



◇ 강렬한 ‘첫 맛’이 10년 인연으로 이어지다

 

Q. 일반 음식점을 운영하다가 프랜차이즈 창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홍콩반점0410과의 첫 만남은 어땠나요?

 

A. 시작은 정말 단순했어요. 10년 전쯤, 아들이 봉천동에 짬뽕 맛있게 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갔어요. 아마 많이들 공감하실 텐데, 찹쌀 탕수육을 처음 맛봤을 때 반해버린 거죠.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나 생각했어요. 아, 이거 체인점 내면 분명히 잘 되겠다 생각해서 점주한테 물어봤어요. 이거 체인점도 낼 생각이 있냐고.(웃음) 그런데 프랜차이즈라는 거에요. 돌아가는 길로, 당장 본사에 문의를 했죠. 기존에 분식점을 운영하던 자리에 홍콩반점을 내도 되냐고요. 자리는 괜찮은데, 평수가 미달이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정말 운 좋게도 옆 가게가 비어서, 확장공사를 했어요. 그렇게 승인받아서 홍콩반점을 시작했죠.


포스기를 보고 있는 김영철 점주


Q. 현재 운영하고 계신 홍콩반점0410 염창역점은 그렇다면 몇 번째 매장인가요?

 

A. 이곳은 제가 4번째로 낸 곳이에요. 홍콩반점0410 서울대입구, 김포사우점, 등촌점을 거쳐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앞선 두 곳은 양도 양수를 했고 등촌점은 지금 제 아들과 며느리가 운영하고 있어요. 10년도 넘게 홍콩반점과 함께하고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첫 번째 매장이 (장사가) 정말 잘 되었던 기억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한테 (홍콩반점은) 행운이죠. 내는 매장마다 잘 됐으니까요.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김영철 점주


Q. 말씀만 들어도, 홍콩반점에 대한 점주님의 애정이 깊은 것 같아요. 가맹점을 추가로 창업할 때마다 성업했다고 하셨는데, 본인만의 운영 노하우가 있을까요?

 

A. 운이 좋다고 생각하죠. 겸손하게 말하자면 그렇죠.(웃음) 그런데 제가 인복이 많은 건지, 사람 때문에 힘들었던 적은 없어요. 적어도 홍콩반점을 운영하면서요. 10년 동안 늘 좋은 사람들이 오래 머물러 주었어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일 잘하는 3명 고용하는 게 보통인 사람 4명보다 훨씬 효율적이에요. 그래서 저는 잘하는 직원에게 월급을 올려주고, 오래 함께 일하려고 한답니다. 17년 동안 같이 일한 사람도 있었어요. 지금은 비록 건강상의 이유로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지만요.


Q. 점주님께서 직접 요리도 하신다는 말씀이시죠?

 

A. 그럼요. 저는 일하면서 힘들다는 생각을 안 해봤어요. 하루에 13시간 동안 매장에 있어도 힘든 줄 몰라요. 집이 코앞인데도 (운영시간 동안) 낮잠 한 번 잔 적이 없죠. 제가 매장에 상주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곳 염창역점은 2019년 12월에 오픈해서 2년이 다 되어갈 동안 컴플레인이 한 번도 없었어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음식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맛이에요. 그다음으로 중요한 건 친절함인데, 배달 주문 중에 간혹가다 한 가지를 빠뜨릴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제가 직접 전기 자전거로 추가 배달을 나갑니다.(웃음) 언제든 출발할 수 있게 매장 앞에 항상 세워두고 있답니다.

 


◇ 꿈꾸는 황혼들에게

 

Q. 점주님의 이야기를 듣고, 정년을 앞두고 있거나 그 이상의 연령대임에도 요식업 창업을 생각하는 예비 창업주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A. 장사를 오래 해 본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배달을 주로 할 것인지 아니면 홀 영업으로 매출을 낼 것인지를 따져봐야 해요. 배달 전문점이면 골목 구석에 있어도 상관이 없지만, 홀 영업은 좋은 자리가 중요하죠. 그리고 인지도 있는 브랜드여야 해요. 모르는 건 배우면 돼요. 친절함 이전에는 맛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손님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오는 거지, 친절한 서비스를 받으려고 오는 건 아니잖아요. 친절함은 플러스 요인이죠.


홍콩반점0410 염창역점 방문자 리뷰 


Q. 김영철 점주님께서는 ‘인생은 끝없는 도전이다’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고 계신데요. 이미 많은 도전을 거쳐오셨지만, 앞으로의 매장 운영에 있어서 점주님만의 목표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A.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이왕 장사하는 거, 남들보다는 많이 벌어야 한다고요. 앞으로 더 잘해야죠. 늘 그랬듯이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할 겁니다. 흔한 말이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까요.(웃음)